봉인을 풀며
물가에서 하마가 입을 쩍 벌립니다. 그런데 햇볕 아래 선 하마의 몸을 가까이서 보면, 피부에 붉은 액체가 번들거립니다.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이것을 '피땀'이라고 불렀습니다.
정체
하마. 아프리카의 느린 강과 호수에 사는 거대한 동물로, 수컷은 몸무게가 1.6~4.5톤에 이릅니다. 낮에는 거의 얕은 물속에 몸을 담그고 지냅니다. 그리고 하마에게는 땀샘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 붉은 액체는 무엇일까요?
크기 비교
사람
약 1.7m
하마(최대 몸길이)
약 5m
시내버스
약 11m
기록
2004년 일본 연구팀(Saikawa 외)은 과학 잡지 「네이처」에 하마 분비물의 정체를 발표했습니다. 붉은 액체에는 빨간 색소 '히포수도르산'과 주황 색소 '노르히포수도르산'이 들어 있었습니다. 두 색소는 자외선부터 눈에 보이는 빛까지 흡수해, 햇빛을 걸러 주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빨간 색소는 하마 피부에 있는 것보다 낮은 농도에서도 녹농균·폐렴막대균 같은 세균이 자라는 것을 막았습니다. 싸움으로 상처가 잦은 하마의 피부를 지켜 주는 것일 수 있습니다. 다만 '천연 선크림'이라는 말은 빛을 흡수하는 성질에 근거한 표현이고, 실제 선크림처럼 시험된 것은 아닙니다.
저는 '피땀'이라는 무서운 이름 뒤에, 햇빛 가리개와 상처 연고를 한 번에 바르는 몸이 숨어 있다는 점이 가장 놀라웠습니다.큐레이터 노트
출처
- Saikawa, Y. 외 (2004). The red sweat of the hippopotamus. Nature 429: 363
- San Diego Zoo Wildlife Alliance — Hippopotamus
- 영상: kartfamily / Wikimedia Commons (CC BY 2.0) —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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