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인을 풀며
1935년, 홍콩의 한 한약방. 서랍 속에는 '용의 뼈', '용의 이빨'이라는 이름으로 팔리는 오래된 동물 뼈와 이빨이 가득합니다. 그 사이에서 한 학자가 유난히 큰 어금니를 집어 듭니다.
정체
기간토피테쿠스.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큰 영장류로, 다 자라면 키 약 3m, 몸무게 200kg이 넘었을 것으로 봅니다(내셔널지오그래픽). 약 230만 년 전부터 중국 남부의 숲에서 살았던 거대한 유인원입니다. 남은 화석은 이빨과 아래턱뼈뿐이라, 몸 전체의 모습은 추정입니다.
크기 비교
사람
약 1.7m
기간토피테쿠스(추정)
약 3m
기록
1935년 독일 출신 고생물학자 랄프 폰 쾨니히스발트는 중국 전통 약재로 팔리던 '용의 이빨' 속에서 거대한 어금니를 찾아내, 같은 해 이 동물에 기간토피테쿠스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2024년 중국·오스트레일리아·미국 연구팀은 「네이처」에 이 유인원이 약 29만 5천~21만 5천 년 전에 사라졌다고 발표했습니다. 계절 변화가 커지며 빽빽한 숲이 듬성듬성한 숲으로 바뀌자, 가까운 친척인 오랑우탄은 적응했지만 몸집이 큰 기간토피테쿠스는 나뭇가지·나무껍질 같은 질 낮은 먹이에 기대다 스트레스를 받고 수가 줄었다는 분석입니다. 사진은 기간토피테쿠스의 아래턱뼈 화석 전시 표본입니다.
저는 역사상 가장 큰 유인원의 첫 흔적이 박물관이 아니라 한약방 서랍에서 나왔다는 점이 가장 기묘했습니다.큐레이터 노트
출처
- Zhang, Y. 외 (2024). The demise of the giant ape Gigantopithecus blacki. Nature 625: 535–539
- National Geographic (2024.1.10) — This 10-foot ape was the largest primate ever. What happened to it?
- South China Morning Post — King Kong of Hong Kong: how giant ape fossil was found in the 1930s
- 사진: James St. John / Wikimedia Commons (CC BY 2.0) —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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