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인을 풀며
멕시코만 수심 816m, 무인 잠수정의 불빛 아래 펼쳐진 흙바닥. 회색 갑옷을 입은 무언가가 여러 쌍의 다리로 천천히 기어갑니다.
정체
대왕구족충. 공벌레·쥐며느리와 같은 '등각류' 무리로, 이 무리에서 가장 큰 종입니다. 바다생물 데이터베이스 시라이프베이스(SeaLifeBase)에 따르면 몸길이는 최대 약 50cm, 수심 약 310~2,300m(주로 365~730m)의 대륙 사면 바닥에 삽니다.
크기 비교
A4 용지 긴 변
약 30cm
대왕구족충(최대)
약 50cm
기록
먹이가 귀한 깊은 바다에서 대왕구족충은 주로 바닥에 가라앉은 죽은 동물을 먹는 청소부로 알려져 있고, 사냥도 하는 것으로 봅니다. 간에 지방을 저장해 두고 오래 버틸 수 있습니다. 일본 미에현 도바 수족관의 대왕구족충 '1호'는 2009년 1월에 마지막으로 먹이를 먹은 뒤 아무것도 먹지 않다가, 2014년 2월 14일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5년하고도 43일 동안 먹지 않은 것입니다. 다만 이것은 수족관 관찰과 언론 보도로 알려진 기록이고, 왜 먹지 않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위 영상은 미국 해양대기청(NOAA)의 무인 잠수정이 2017년 멕시코만 수심 816m에서 촬영한 모습입니다.
저는 5년 넘게 먹지 않고 버틴 동물이 화단 돌 밑의 쥐며느리와 친척이라는 점이 가장 기묘했습니다.큐레이터 노트
출처
- SeaLifeBase — Bathynomus giganteus, Giant isopod
- SoraNews24 (2014.2.17) — Giant isopod No. 1 found dead after more than five years of not eating
- Practical Fishkeeping — Giant isopod dies after five-year 'hunger strike'
- 영상: NOAA Office of Ocean Exploration and Research /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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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근해의 깊은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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