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인을 풀며
2003년,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 바다를 조사하던 배의 갑판. 그물에 딸려 올라온 물고기 한 마리가 녹아내린 듯한 얼굴로 누워 있습니다. 이 사진 한 장이 이 물고기의 운명을 바꿉니다.
정체
블롭피시.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 주변 수심 약 600~1,200m에 사는 물고기 무리입니다. 보통 몸길이 30cm 이하, 몸무게 2kg 이하로 작습니다. 2003년 끌어올려진 한 마리의 사진이 '미스터 블로비'라는 별명으로 퍼졌고, '못생긴 동물 보존 협회'의 투표에서 세계에서 가장 못생긴 동물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기록
그 얼굴은 블롭피시의 원래 모습이 아닙니다. 깊은 바다의 압력은 지상의 100배가 넘는데, 갑자기 물 위로 끌어올려지면 몸이 부풀고 피부가 늘어지며 모양이 무너집니다. 물 밖에서는 젤리 같은 살이 형태를 잃고 주저앉아, 해변에 떠밀려 온 해파리처럼 됩니다. 깊은 바다 속의 블롭피시는 머리가 조금 볼록하고, 검은 눈과 깃털 같은 가슴지느러미를 가졌으며, 꼬리 쪽으로 갈수록 올챙이처럼 가늘어지는 물고기입니다. 근육이 적고 뼈가 무르며, 부레 없이 물보다 가벼운 기름진 살 덕분에 힘들이지 않고 떠서 지나가는 먹이를 기다리는 것으로 봅니다. 위 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 앞바다 데이비드슨 해산의 수심 1,317m에서 촬영된 가까운 친척 종(Psychrolutes phrictus)입니다.
저는 '가장 못생긴 동물'이라는 이름이 사실은 집을 떠나 망가진 모습에 붙은 것이라는 점이 가장 마음에 남았습니다.큐레이터 노트
출처
- BBC Science Focus (2024.10.28) — The blobfish: a bloated guide to the world's ugliest animal
- Discover Magazine — With a Comically Sad Face, the Blobfish Could be the Ugliest Animal in the World
- 사진: NOAA/MBARI /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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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근해의 깊은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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